10길 매너미 선교길

아이오나 강화순례 열 번째 길은 매너미 선교길입니다. 내리교회에서 출발하여 마리산을 끼고 돌아가는 이 길은 오래되었을 뿐 아니라 산을 넘어간다는 의미로 매너미길이 되었습니다. 매너미길을 걸어 마리산을 넘어가면 여차리 교회터를 만나게 됩니다. 함치운, 함치근 형제의 선교 열정으로 세워진 여차리교회는 지금 자취를 감추어 아쉬움을 남깁니다. 남부 해안을 따라 미루돈대에 이르는 광활한 갯벌을 지나쳐가면 서해바다의 고즈넉한 정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사철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매너미길을 넘다보면 조금 힘들기도 하지만 마리산이 주는 기운을 느끼면 힘차게 걸어나갈 수 있습니다. 봄철의 화려한 꽃과 가을의 멋진 단풍 속을 걷다보면 순례를 하는 것인지 관광을 하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즐거움을 느낍니다. 그러나 이 길은 주일 저녁미사를 드리기 위해 밤에도 손전등 하나 비추고 내리교회에서 오가던 신부들의 험난한 여정이 서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