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나 강화순례길

대한성공회의 초대 주교인 고요한(존 코프, Corfe, C. J.)에 의하여 1900년(광무4년)에 건립되었다. 고요한 주교는 1889년 초대 한국 주교로 영국에서 서품을 받고 1890년 한국 선교를 시작했다. 7년 뒤인 1896년 6월 13일 첫 세례가 강화에서 있었고, 10년 뒤인 1900년 조선인을 위한 첫 번째 성당을 건립했다. 현존하는 한옥성당 건물로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다. 서유럽의 바실리카(Basilica)양식과 동양의 불교 사찰양식을 과감하게 조합시켜 입구에 외삼문, 내삼문을 두고, 내부 공간은 바실리카양식을 따랐다. 목재는 백두산 나무로 압록강부터 서해 건평항까지 운반해다가 사용하였으며, 덕수궁과 경복궁 공사에 참여했던 대목수가 건축하였다. 공사 감독으로 조마가 신부와 한국인 첫 성인 세례자(1897년)이자 첫 한국인 사제(1915년)가 되는 김희준이 맡았다.

성당 앞마당에는 우측에 불교를 상징하는 보리수나무가 있다. 좌측에 유교적 의미로 선비를 상징하는 회나무가 있었으나 태풍(볼라벤)으로 인해 쓰러져 버려 안타까울 따름이다. 외삼문 솟을대문은 팔작지붕으로 담장과 연결되어 있으며, 동쪽 칸에는 초대 사제(司祭)의 묘비가 서 있다. 내삼문은 평대문에 역시 팔작지붕이고, 서쪽 칸은 종각으로 쓰이고 있으며, 성당은 정면 4칸, 측면 10칸의 바실리카식 평면구성이다. 2층에 유리창 유리는 중국에서 들여왔고 소실된 부분도 있지만 여전히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교회의 양 옆 두 문은 유니온 잭(영국 국기) 형태가 있어 영국에서 직접 들여왔던 흔적이 있다. 성당 내외부에는 서양식 장식이 거의 없는 순수한 한식 목조건축이면서도 교회 기능에 충실한 내부공간을 연출함으로써, 초기 성공회 선교사들의 토착화 의지가 강하게 나타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기독교 역사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성당 건물이다. 2001년 1월 4일 사적 제424호로 지정되어 국가 문화재로 보호받고 있는 강화 기독교의 문화유산이다.

다음은 강화읍교회 한옥성당의 현관 기둥의 5매 주련에 있는 글자와 내용이다.

無始無終先作形性眞主宰 (무시무종선작형성진주재)

시작도 마침도 없으신 가운데 형태와 소리를 먼저 지으신 참 주재자께서

宣仁宣義聿照拯濟大權衡 (선인선의율조증제대권형)

어짐과 의로움을 선포하시어 마침내 구원을 밝히시는 큰 저울이 되셨도다.

三位一體天主萬有之眞原 (삼위일체천주만유지진원)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 만물의 참 근원이시니

神化周流囿庶物同胞之樂 (신화주류유서물동포지락)

신의 기운이 두루 흘러서 모든 만물에 깃드니 동포의 즐거움이로다.

福音宣播啓衆民永生之方 (복음선파계중민영생지방)

이 기쁜 소식을 모든 이에게 선포하고 전파하여 영생의 길을 깨우치도다.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초기 모습 (1905)

대한성공회 강화성당과 마을 (1906)

마가성전. 한옥성당 옆에 새로 지은 현대식 건물이다.